카테고리 없음2023. 11. 1. 03:00

 

요즘 무언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.

시간이 없고, 정신이 없다는 핑계로

순간적인 볼거리들에 휩쓸려 시간을 죽이다가

어떤 것도 읽지 않고 쓰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.

가늠할 수 없는 많은 생각들이 퇴화했을 것이다.

 

유치한 생각이라도 쓰고 싶고 얘기하고 싶던 발화욕이 어디로 갔을까

 

지난 일요일엔 열린패민 50주년 행사가 있었다.

오랜만에 정말 좋아하는 대학 선배들을 만났다.

10년만에, 5년만에 만난 사람들과

18년 전 기억을 되살려 엉망으로 춤추고 두들기고 노래부르고 술을 마셨다.

 

선배들은 여전히 아름다웠다.

그들이 내뿜는 향기로운 빛을 구경하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잠시 행복했지만

나는 그 시절로부터 멀리 와버렸고, 변했다는 생각이 들어 슬펐다.

선배들과 함께했던 시절엔 나도 그들처럼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될 수 있을 줄 알았다.

어쩌면 나는 그저 흉내를 냈을 뿐, 처음부터 그런 빛은 가지지 못했을지도.

 

하루만의 시간여행은 후유증이 컸다.

몰입을 잘하는 건 여러모로 좋지 않다.

조금 우울할 지경이다.

Posted by 산타야